<AI시대, 창작자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시리즈 2
이제 글쓰기는 더 이상 인간만의 영역이 아니다. AI는 몇 초 만에 기사와 에세이를 작성하고, 심지어 시와 소설까지도 생성해낸다. 점점 정교해지는 AI 기술 앞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제 인간이 직접 글을 쓰는 일은 의미 없는 걸까?”
“AI가 창작을 대신해도 괜찮은 걸까?”
하지만 AI 시대에도 우리가 직접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글쓰기는 단순히 문장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아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과정, 감정을 기록하는 수단, 개성과 목소리를 창조하는 행위다.

글쓰기는 곧 사고(思考)다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것은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직접 글을 쓰는 과정은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발전시키는 훈련이다.
어릴 적 일기를 쓰거나 독후감을 작성했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처음에는 막막했더라도 한 문장씩 써 내려가며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구체화하는 과정 속에서 사고력은 자극되고 성장한다.
반면 AI는 학습된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조합해 문장을 생성할 뿐이다. 그 안에는 창작자의 고민과 성찰이 담기지 않는다. 직접 글을 쓰지 않는다면, 사고의 날카로움과 깊이를 점점 잃게 될 위험이 있다.
AI는 데이터를 조합할 뿐, 삶을 경험하지 않는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AI가 체험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인간만의 생생한 경험이다. 우리는 사랑에 빠지고, 실망하며, 기쁨과 슬픔을 겪는다. 이러한 감정은 글을 통해 표현될 때,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독자에게 진정한 감동과 공감을 선사한다.
SNS에서 누군가의 진솔한 사연이나 감동적인 문장을 읽을 때 우리는 그 안에 담긴 실제 경험과 감정을 느낀다. AI는 그러한 감정을 흉내 낼 수 있을지언정, 그것을 살아낸 존재만의 깊이는 담아내지 못한다. 데이터의 조합을 넘어서는 진짜 이야기의 기록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창작은 단순한 ‘출력’이 아니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학습해 문장을 생성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거 데이터 기반의 반복적 산출이다. 반면 인간은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개념을 창조할 수 있다.
우리가 감동했던 베스트셀러 소설이나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명문장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그것은 창작자의 개성과 독창성, 그리고 삶의 통찰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따라서 창작은 문장을 “출력”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의미 있는 행위다.
언어 감각과 표현력은 반복을 통해 길러진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은 여전히 언어를 통해 사고하고 소통하는 존재다. 언어 감각은 단순히 문법적 정확성을 넘어서, 단어의 뉘앙스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문체를 구축하는 능력이다.
반복적인 글쓰기 훈련은 이러한 언어 감각을 기르는 데 필수적이다. AI에만 의존한다면 우리의 언어 능력과 창의적 표현력은 점차 퇴화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AI 번역기가 발전하더라도, 인간이 스스로 고민하고 체득한 언어 감각은 어떤 기계도 대체할 수 없다.
AI를 활용하되, 창작의 주도권은 인간에게 있다
AI는 아이디어 도출, 초안 작성, 문장 보완 등에서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무엇을 쓸 것인지, 어떤 이야기를 전할 것인지는 창작자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우리만의 생각과 감정을 글에 담아내야 한다. 직접 글을 써 내려가는 일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사고력과 창의성을 발전시키는 인간적인 과정이다.
AI가 글을 대신 써줄 수 있다고 해서 창작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AI가 결코 모방할 수 없는, 당신만의 이야기를 직접 기록하는 것이 바로 인간 창작의 진정한 가치다.
결국, 글쓰기는 ‘나’를 남기는 일이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글쓰기는 단순한 정보 생산을 넘어서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을 탐색하며,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남기는 중요한 행위다.
우리가 직접 글을 쓰는 것은 경험과 감정의 기록이며, 그 속에서 진실되고 독창적인 이야기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AI 시대에도 창작자는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글로 빚어내며, 독자에게 진정한 공감과 영감을 전해야 한다.
독서뉴스 / 전윤서 칼럼니스트 iamj4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