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윤산 강행원 미술관에서 열린 문학 향연
전통과 실험이 만나는 창조적 문학의 장
다양한 시선과 실험적 감각이 빚어낸 신진 문학
종합문예지 <포스트모던> 출판회 및 신인문학상 시상식이 22일 서귀포시 상효동에 위치한 윤산 강행원 미술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수상자를 비롯해 서귀포문인협회 관계자, 문학계 원로 및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포스트모던>은 신인 작가들에게 신인문학상을 수여했다. 강행원 포스트모던 문학회장은 시상식에서 “5년 전 제주도에 내려와 미술관을 짓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 개관을 앞두고 이러한 뜻깊은 행사를 진행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신인문학상을 받은 작가들은 모두 훌륭한 역량을 가진 분들로, 앞으로의 문학 활동이 기대된다”며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 윤산 강행원 선생이 종합문예지 <포스트모던> 출판회 및 신인문학상 수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민중 |
행사에는 오순문 서귀포시장, 이종우 전 서귀포시장, 정영자 서귀포문인협회 회장, 윤봉택 전 서귀포예총 회장, 이승익·한용택 성산포문학회 전 회장 등이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전했다.
이번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서는 유기상 시인의 ‘어머니 주신 옷 한 벌’을 비롯해 다섯 편의 작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유기상 시인의 작품은 중의적인 표현과 정감 어린 언어로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며, 특히 ‘겨울 하루’는 간결한 표현 속에서 생생한 감각을 담아낸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정성현 작가는 도시의 공간 속에서 추억과 성찰을 녹여낸 ‘마포역에서’로 독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다. 홍재표 작가는 디지털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창의성과 연결성을 탐구하며 독창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윤인영 작가는 자연 속에서 발견한 생명력과 소박한 행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그의 작품 ‘냉이’는 추운 겨울을 견디는 강인한 생명력을 찬미하며, 인간 삶의 본질을 성찰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수필 부문에서는 정란숙 작가가 ‘노랑 심비디움 꽃’, ‘산책길’ 등을 통해 자연과 일상 속 소소한 아름다움을 포착하여 따뜻한 울림을 선사했다. 황의순 작가는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갈등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마음의 섬’을 발표하며, 글이 가지는 치유적 힘을 강조했다. 이혜진 작가는 ‘엄마의 단호한 사랑’에서 유년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하며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최계영 작가의 수필은 삶과 성장을 성찰적으로 담아내며,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와 진솔한 문체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번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품들은 다양한 시각과 세심한 문체로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시 부문에서는 자연, 도시, 전통, 디지털 세계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성찰과 위로를 제공했다. 수필 부문에서는 글쓰기와 명상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고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과정을 담아내며 희망과 영감을 전했다.
<포스트모던> 김들풀 주간은 신인문학상 선정 이유에 대해 “이번 수상작들은 문학적 깊이와 독창성을 갖춘 작품들로,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개성 있는 문체와 감각을 보여주었다. 특히, 각 작가들이 자신의 시선으로 삶과 사회를 탐구하고 문학적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포스트모던>은 실험적이면서도 감동을 주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 ▲ 신인문학상을 받은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황의순, 이혜진, 강행원 회장, 유기상, 강경화, 정란숙, 윤인영) © 김민중 |
종합문예지 <포스트모던>은 1991년 김종천 시인이 김남조, 유안진, 이근배, 정두수, 권일송, 유자효 시인 등과 함께 창간한 문예지로, 문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사유와 표현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주력해 왔다. 현대적 감각과 고전을 아우르는 작품과 담론을 제시하며, 창조적 실험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을 발굴하고 시대적 흐름과 철학적·사회적 이슈를 문학적으로 풀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신진 작가 발굴과 다양한 문학 교류를 통해 문학계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윤산 강행원 선생은 화가이자 문학인으로, 국내 유명 작가들의 일간지 연재 소설 삽화를 맡아온 예술계의 원로다. 그는 황석영의 대하소설 ‘백두산’, 고 박완서의 소설, 김성동의 ‘삼국유사’ 등 다수의 작품에 삽화를 연재하며 독창적인 화풍을 선보였다.
윤산 강행원 선생은 5년 전 서귀포로 이주하여 상효동에 미술관을 건립 중이며, 개관을 몇 달 앞두고 있다. 그는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을 역임하며 한국 미술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현재도 후배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며 서귀포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포스트모던> 출판회와 신인문학상 시상식은 새로운 문학 인재를 발굴하고, 한국 문학의 발전을 도모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학적 성취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한국 문단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해본다.
김민중 기자 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