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선택이 취향을 결정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심지어 아기들조차 자신의 선택을 나중에 정당화 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과거 연구는 남들이 똑같이 좋아하는 것에서 다른 쪽을 선택할 경우 선택하지 않은 쪽을 피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대부분은 성인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따라서 취향이 형성되는데 어느 정도 인생 경험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었다.
피츠버그대 심리학대학원(전 존스 홉킨스 학부생) 알렉스 실버(Alex Silver) 연구팀은 생후 10~20개월 사이의 아기 189명을 대상으로 ‘색이 다른 소프트 블록’ 2개를 가지고 실험을 했다. 실험에서는 먼저 아기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각 소프트 블록을 놓고 아기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도록 했다.
아기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다음 아기가 선택한 블록을 다른 블록으로 교체하고 다시한 번 아기에게 블록을 선택하게 했다. 그러자 많은 아기는 새로운 블록을 선택했다.
또 추가 실험으로 첫 번째 선택을 아기가 아닌 연구자들이 직접 해 본 결과 아기가 새로운 쪽을 선택하는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아기가 새로운 것이나 본질적인 취향에 따라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 결과(논문명: When Not Choosing Leads to Not Liking: Choice-Induced Preference in Infancy)는 심리학 저널(Psychological Science)에 10월 2일(현지시각) 실렸다.

성인들이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쪽을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아기들 역시 선택하지 않은 대상을 좋아하지 않았다.
선택하는 행위는 우리 심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치우침이 성인뿐만 아니라 이제 막 선택을 경험하는 아기들조차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내가 이것을 선택했으니 나는 이것을 좋아할 것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은 분명 좋지 않을 것이다.”라는, 즉, 우리는 선택 후에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고 있다.
김민중 기자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