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기원 최초 유기분자 생성 과정 밝혀져

지구 밖 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연구에 실마리를 마련

과학자들이 생명의 기원 이전인 약 40억 년 전 지구상에 최초 유기분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밝혀냈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이 주도하고 NASA가 후원한 이번 연구는 해양의 뜨거운 열수분출구(hydrothermal vents)에서 유지분자가 자연 발생했을 법한 이 과정은 우주의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논문명: CO2 reduction driven by a pH gradient)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에 15일(현지시각) 실렸다.

미세유체 반응기 개략도 [출처: PNAS]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유기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탄소 원자와 수소, 질소, 산소와 같은 다른 원소의 원자가 결합된 화합물로 이루어져 있다. 현대 생활에서 이러한 유기분자 대부분은 여러 ‘탄소 고정(carbon fixation)’ 경로를 통한 이산화탄소(CO2) 감소에서 비롯된다.

탄소 고정은 생명체에 의해 무기 탄소(inorganic carbon)가 유기 화합물로 전환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테면 식물 광합성 등에 의한 대기 중 탄소가 유기물질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대부분 이러한 경로가 작동하기 위해 세포로부터 에너지를 요구하거나 비교적 늦게 진화한 것으로 생각됐다. 그렇다면 생명의 기원전에 최초 유기분자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미세유체 반응기, 즉 유체의 행동을 연구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독립형 실험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설정을 고안했다. 이 경우 가스 또한 미세한 규모로 고안됐다.

이전 버전 반응기는 수소가스와 이산화탄소 거품을 액체에 섞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매우 휘발성이 강한 수소가스가 반응하기 전에 빠져나갔기 때문에 감소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신형 반응기는 반응 전에 액체 내 기체를 거품화하는 대신 액체가 기체에 의해 스스로 움직임으로 유체가 빠져나갈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포름산(HCOOH, 개미산)이라는 유기분자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 합성 과정은 ‘Wood-Ljungdahl acetyl-CoA 경로’라고 불리며, 전체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유일하게 알려진 이산화탄소 고정 경로와 유사하다. 특히 이 과정은 고대 해양의 뜨거운 열수분출구에서 일어났을 수 있는 반응과 같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 밖 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연구에 실마리를 마련했다. 태양계에서 열수분출구 존재 가능성이 가장 많은 곳은 각각 토성과 목성 위성인 엔켈라두스와 유로파다. 또한 우주 또 다른 외계 행성 물속 바위에도 존재할 수 있다.

김민중 기자 science@

“나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 단지 문제와 씨름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뿐이다. 독서는 그 시작이다.” – Albert Einstein.